“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은 흔히 운명을 표현할 때 사용되고, 사주역학에 의하면 가능성의 씨앗이 조건이 맞으면 발현된다는 말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단순한 숙명론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최근 물리학, 신경과학, 확률론은 이 개념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서 동시에 운명조차 ‘확률’의 결과이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합니다.
결정론적 우주: 이미 정해진 길인가?
고전 물리학은 우주가 철저히 결정론적으로 움직인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모든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알 수 있다면, 과거와 미래를 100%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이론은 라플라스의 악마로 대표되며, 미래가 이미 ‘결정된 사건의 연속’일 수 있다는 운명론적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은 물리학적 결정론에 가깝습니다.
양자역학과 확률적 운명
그러나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은 이야기를 바꿉니다. 양자 세계에서 미래는 단일한 결정이 아니라 확률의 파동으로 존재합니다. 모든 가능성은 동시에 펼쳐져 있고, 관측과 선택이 그 중 하나를 현실로 만듭니다. 이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이미 존재한다”는 개념과 함께, 관측자와 선택이 ‘어떤 일’을 일어나게 할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깁니다.
신경과학: 뇌가 미래를 예측하고 선택한다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사람이 ‘결정을 내렸다’고 의식하기 전에 이미 뇌가 행동을 준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자유의지라기보다는 뇌의 패턴과 환경의 결과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뇌는 새로운 정보와 학습으로 회로를 바꿀 수 있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일어날 일”의 확률을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확률론과 선택의 힘
확률론에서는 0이 아닌 사건은 충분히 많은 반복 속에서 결국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확률은 고정값이 아닙니다. 환경, 조건, 행동이 달라지면 특정 사건의 확률은 올라가거나 내려갑니다. 즉,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은 그대로 두되,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확률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결론: 운명은 정해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열려 있다
- 고전 물리학의 결정론은 미래가 이미 짜여 있다는 점에서 운명을 설명합니다.
- 양자역학은 모든 가능성이 확률로 존재하며, 관측과 선택이 현실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 신경과학은 우리의 뇌가 환경에 따라 미래를 바꾸는 가소성을 보여줍니다.
- 확률론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능성의 크기’를 우리가 조정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은 완전한 숙명론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 중 하나가 현실이 된다”는 과학적 해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크기를 바꾸는 건 지금 우리가 내리는 작은 선택들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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